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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sis
과거에 음식은 끼니를 해결하고자 먹는 것이었다. 그러나 산업화가 이루어지며, 왕/귀족들만의 것이었던 미식 문화는 널리 퍼지게 되었다. 현대로 넘어와 한국이 GDP 세계 랭킹 12위까지 올라오며, 음식은 단순히 먹는 것을 넘어서 ‘나를 표현하는 수단’으로 쓰이고 있다.
힙한 카페에서 브런치를 먹는 사람, 고급스러운 바와 음식점을 자주 다니는 사람 등 한국인은 SNS에서 나를 브랜딩하는데 음식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인스타그램의 #맛집 (게시물 3018만), #맛스타그램 (게시물 4490만) 해시태그 게시물 수만 봐도 그 파급력을 체감할 수 있다. “인스타 맛집”이라는 단어가 등장할 정도로, 음식의 맛뿐 아니라 플레이팅과 분위기 또한 소비자에게 중요한 시대가 도래했다.
이 흐름의 중심에 서 있는 MZ 세대는 앞으로 생산연령 인구의 60%를 차지하며, 경제활동의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외식업을 “브랜드 사업”으로 풀어나가고자 하는 동사는 이러한 현대 식문화를 가장 잘 이해하고 있는 회사 중 하나이다.“브랜드 포트폴리오”로 동사를 정의하는 이준범 대표는 다운타우너, 노티드를 잇달아 성공시키며 외식업계의 스타가 되었다.2017년 창업 이후, 2022년 300억의 시리즈A 투자에 힘입어 매출 530억을 거두었다.
그러나 빠른 외형 확장에 비해 수익성이 악화되어 영억이익이 94% 하락, 1년 내에 만기가 도래하는 부채가 132억원으로 유동성 확보에 집중하는 상황이다. 최근 매출의 약 20%를 책임지는 다운타우너의 매각을 추진한다는 기사가 뜰 정도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GFFG가 이를 이겨내고 K-Food의 글로벌화를 이끌기 위해서는 비용 절감, 고객경험 개선, 그리고 지속적인 브랜드 혁신을 이어가야 할 것이다.
founding story
미국에서 16년간 유학 생활을 하다 한국에 돌아온 이준범 대표는 원래부터 외식업계 사람은 아니었다. 패션업계에서 영업을 하던 중, 그에 회의를 느끼고, 본인이 진정으로 잘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하던 중, 미국 생활의 경험을 살려 수제버거 음식점을 창업하겠다 결정한다. 이 경리단길의 오베이가 다운타우너의 전신이다.
청담동으로 옮겨온 다운타우너 (전 오베이)와 새로 시작한 디저트 가게 노티드는 긴 무명 시절을 버텨오다 SNS에서 큰 인기를 끌기 시작하며 극적인 성장을 이룬다. 외식업을 브랜드 업으로 접근하고 있는 이준범 대표는 동사를 하나의 소속사로, 산하의 브랜드들을 아이돌처럼 생각하며 철저한 브랜딩으로 고속성장을 이루어왔다.
이런 접근은 다름 아닌 특별한 경험에서 온다 (경험에 대한 나의 thesis). 이준범 대표는 ‘브랜드의 전쟁’과 마찬가지인 패션업계 출신이고, 부대표와 디자인실 총괄을 겸하고 있는 이준범 대표의 아내는 인테리어를 전공한 디자이너 출신이다. 동사의 뛰어난 브랜딩은 대표와 80여명의 직원이 일하고 있는 ‘백오피스’에서 나온다.
이준범 대표는 미국의 hospitality group을 벤치마크하여, 단순히 음식을 파는 것이 아닌, 고객 경험을 판매한다는 신념을 가지고 한국뿐 아니라 미국에도 진출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product
동사는 11개의 음식점 브랜드를 운영하며, 이를 기반으로 오프라인 음식 판매뿐 아니라 HMR, 그리고 라이프스타일 영역까지 확장해나가고 있다. 장기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K-Food를 널리 알리는 해외 진출 전략이 있다.
브랜드들을 살펴보면 (더 자세하게), 대부분 서울/경기 ‘핫플’ (강남, 성수, 청담, 한남 등)에 총 43개 지점이 위치해 있다.
다운타우너 (수제버거, 7개 지점)
노티드 (카페 및 베이커리, 22개 지점)
리틀넥 (브런치, 2개 지점)
호족반 (퓨전한식, 1개 지점)
클랩피자 (피자, 2개 지점)
웍셔너리 (캐쥬얼 미국식 중식, 1개 지점)
애니오케이션 (베이글 카페 + 씨푸드와인바, 1개 지점)
키마스시 (일식, 1개 지점)
오픈엔드 (위스키바, 2개 지점)
미뉴트 빠삐용 (츄러스 전문점, 1개 지점)
베이커리 블레어 (베이커리, 3개 지점)
로 굉장히 다양한 브랜드를 론칭한 것을 알 수 있다. 이들 브랜드를 하나로 묶는 키워드가 있다면 “이국적”이라는 것.
다운타우너는 이준범 대표의 미국 경험을 살려 만든 수제버거이고, 노티드 또한 하와이의 필링도넛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리틀넥의 브런치, 클랩피자의 피자, 웍셔너리의 미국식 중식 (마치 한국판 판다 익스프레스를 보는 듯했다), 호족반의 NY뉴욕갈비, 애니오케이션의 베이글: 이는 모두 미국 음식을 구심점으로 만들어진 브랜드이다.
최근 론칭한 미뉴트 빠삐용 (프랑스어로 잠시만 기다려주세요)과 베이커리 블레어는 모두 컨셉과 매장 인테리어를 프랑스풍으로 채웠으며, 츄러스와 다양한 베이커리 제품을 판매한다.
동사는 각 브랜드의 인기 제품을 바탕으로 가정간편식(HMR) 시장에도 진출했으며, IP를 활용하여 다양한 업체와 콜라보를 진행하며 입지를 넓히고 있다. 이는 오리온, 롯데제과 같은 식품업체에 한정되지 않고 관련성이 적은 소비재와 콜라보를 진행하며 굿즈 판매도 진행 중이다. 자체 굿즈도 제작/판매하는데, 특히 노티드의 스마일리를 활용한 굿즈가 가장 주요하다.
market
customer
동사의 주요 타겟층은 2030세대이지만, 노티드의 대중적인 흥행에 따라 청소년과 부모 세대 또한 고객층으로 확장하고 있다. 또한, 쿠팡이츠에 일부 브랜드의 배달 서비스를 게시하면서 긴 오프라인 웨이팅과 SNS용 사진에 흥미가 적은 중년층에 대한 침투율을 높이고 있다.
또한 퓨전한식 브랜드인 호족반을 필두로 미국 진출을 계획하고 있고, 최종적으로는 미국의 쉐이크쉑과 같은 글로벌 확장을 꿈꾸고 있다. 이로 미루어보았을 때 (아주 야심찬, VC들이 목표로 삼을만한) TAM은 전 세계 외식업 시장일 것이다.
market size
한국 외식업 시장의 규모는 연간 140조원 이상이며, 글로벌로 보면 그 숫자는 6조 달러를 넘어간다. 전 세계에서 가장 큰 프랜차이즈인 맥도날드는 연간 매출이 약 240억 달러로 동사의 최대 상방을 가늠해볼 수 있겠다. 국내로 한정 지어 생각해보면, 국내 최대 프랜차이즈 BHC 그룹의 2022년 매출이 5075억 수준이었다.
가장 큰 기업이 140조 중 1%도 먹지 못한 시장이니, 어쩌면 강력한 혁신기업이 등장하여 독점할 기회가 남아있다고도 말할 수 있겠다.
미국 시장의 경우 ‘물 들어오는 시기’라고 할 수 있겠다. 한국 식료품 수출 업체들이 최근 들어 역대 최고 실적을 갈아치우고 있다. 마녀떡볶이(코트라 리포트), BBQ제네시스(전미 최대성장 브랜드 2위)와 같은 외식업체들 또한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 내 외식업에 있어 K-Food 매출의 정확한 숫자는 알기 힘들지만, 기회가 존재함은 분명해보인다.
traction
다운타우너의 전신인 ‘오베이’로 이준범 대표의 외식업 도전이 시작되었다. 2015년에는 브런치 카페 ‘리틀넥’을 열었고, 2016년에는 ‘오베이’를 한남동으로 옮겨오며 ‘다운타우너’로 개편했다. 버거를 먹고 후식으로 먹을 디저트 집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어 2017년에 카페 ‘노티드’를 세웠고, 이때 여러 브랜드를 관리 / 지원하기 위해 동사가 공식적으로 출범했다.
이후 퓨전 한식당 ‘호족반’ (2019), 미국식 피자 ‘클랩피자’ (2020) , 캐쥬얼 중식당 ‘웍셔너리’ (2021), 위스키 바 ‘오픈엔드’ (2022), 베이클 카페 ‘애니오케이션’ (2022), 스시 브랜드 ‘키마스시’ (2022), 추로스 전문점 ‘미뉴트 빠삐용’ (2022), 베이커리 브랜드 ‘베이커리 블레어’ (2023) 까지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확장해왔다.
매출은 2019년 100억을 돌파한 이후 2021년까지 매년 약 50% 이상의 고성장을 이루어왔다. 2021년 매출 398억, 2022년 매출 529억으로 꾸준한 성장세를 보인다. 매출과 비교하면 매장 수는 총 43개로 상대적으로 적은 편인데, 이는 ‘희소성’ 전략과 맞닿아 있다.
이런 성장을 기반으로 2022년 300억 규모의 시리즈A를 유치했고, 브랜드 다각화와 해외 진출을 통하여 더 큰 성장을 이룰 것으로 기대된다.
business model
동사는 크게 두 가지 종류의 제품을 판매하여 매출을 올리고 있다: 음식과 굿즈. 음식을 판매처별로 분류하면 오프라인 판매, 배달, 그리고 HMR로 나눌 수 있다. 오프라인 판매가 매출의 주를 이루며, 이는 43개의 오프라인 점포를 통하여 이루어진다. 배달의 경우 코로나로 인하여 시작하였으며, 이츠 오리지널로 쿠팡 이츠와 독점 계약이 이루어져 있다.
여기서 특별한 전략이 있다면, 확장과 희소성의 두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기 위해 노력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규모가 작은 점포는 폐점하고 (e.g. 내가 주로 사용했던 서래마을점은 최근 사라졌다) 큰 매장만 유지할 계획이라고 한다. 이의 하나로 잠실 롯데백화점에 350평 규모의 “노티드월드”를 오픈했다 (+ 이는 롯데가 섭외한 것으로 입점은 무료로 했다고 한다 :O). 또한, 배달로 판매하는 양도 일일 제한을 걸고 있다.
이러한 전략은 현재까지 유효한 것으로 보인다. 외식업계는 코로나 이후 2019년 수준까지 반등하지 못하고 있는 데 반해, 동사는 높은 매출 성장세를 뽐내고 있다. 2019년 매출 100억을 돌파한 이후, 2021년 매출 398억원 (YoY +9X~1XX%), 2022년 매출 529억원 (YoY +32%)로 뛰어올랐다. 이 중매장 판매 및 배달로 인한 매출은 511억으로 매출의 97%를 차지한다.
컬리 독점 계약으로 판매하고 있는 각 브랜드의 인기메뉴 (e.g. 웍셔너리: 뱡뱡멘, 다운타우너: 시그니처 핫도그 등)와 비비고와 콜라보한 호족반 갈비만두를 판매하고 있다. 희소성과 브랜딩을 최우선시 하는 만큼 “백화점 지하 1층을 온라인으로 올려놓는” 브랜드인 컬리와 협업한 것은 합당해보인다. 정확한 판매량은 알 수 없지만, 후기의 수로 보았을 때 상당히 성공적으로 보인다.
식음료 사업을 통해 강화한 동사의 IP는 외식업계를 넘어서 타 산업군의 회사들과 협업해 굿즈를 판매하고 있다. 특히 노티드의 “스마일리”는 어느 곳에 넣어도 어색하지 않기에 덴띠끄(칫솔), 신한카드, 파이렉스(유리용기), Z플립 등의 소비재와 활발하게 콜라보 중이다. 당연히, 이러한 IP를 활용하여 자체 굿즈도 판매 중이다.
HMR과 굿즈로 커머스 분야에 확장한 결과 약 11억~16억의 매출 (2022년 기준, 전체의 2%~3%) 을 올린 것으로 파악된다.
competition
기업 단위에서 동사와 유사한 전략을 구사하는 규모의 업체는 찾기 힘들다. 오히려 견제할 대상을 찾는다면 같은 상권에 위치한, 소규모의 업체들이 될 것으로 보인다. “브랜드 가치”를 가장 큰 경쟁력으로 삼고 있는 동사가 대중적으로 인기를 끌면서, 상대적으로 희소성이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이런 문제는 같은 상권의 음식점들에 청신호로 보일 수 있다. 적은 수의 매장만 관리해도 되고, 희소성과 더 강력한 컨셉을 통하여 니시(niche)를 타겟하는 트렌디한 업체들이 탄생한다면 노티드, 다운타우너 등의 아성에 도전장을 내밀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물론, 이러한 특별한 매장들이 늘어나는 것을 경쟁으로도 해석할 수 있지만, 질 높은 브랜드들이 포진하며 골목 상권이 발전하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즉, 소비자의 관심도가 더더욱 높아져 “파이가 커지는” 현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는 것 (이준범 대표 인터뷰).
그런 의미에서 동사의 싸움은 타 업체와의 것보다도 자기 자신과의 것이 될 가능성이 높다. 유행에 민감한 F&B 산업에서 지속해서 ‘프레시한’ 이미지를 유지하기 위해선 끊임없이 과거 전략을 파기하고, 새로운 시도를 이어가야 할 것이다.
valuation
동사는 2022년 알토스벤처스가 리드한 시리즈A를 통해 3000억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이가 공식적으로 진행된 첫 투자 라운드였으며, 브랜드 확장과 글로벌 진출을 위한 실탄 장전 용도로 해석된다.
초기 라운드(seed, pre-A, A)의 경우 상대적으로 투자 빙하기에서 안전하다고는 하지만, 사실상 조달된 금액은 시리즈C 급이었다 (2022년 기준, 시리즈 B 중앙값 100억 중반, 시리즈 C 중앙값 200억 중반). 시리즈A에 300억에 3000억 밸류, 그 자체로 파급력 있는 투자였다.
타 식음료 스타트업들을 살펴보자. 고피자는 250억의 라운드C로 1500억 가치를 인정받았다. 국내, 인도, 싱가포르, 홍콩, 인도네시아: 5개국에 점포는 180개를 운영하며, 매출은 300억 이상 (YoY +50%)이다. 롸버트치킨은 75억 시리즈A를 마무리 지으며, 수백억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그러나 이들은 명확한 해자(moat)를 가지고 있는 “푸드테크” 스타트업 (고피자는 기계로 굽는 피자, 롸버트치킨은 기계로 튀기는 치킨)이다. 그에 반해 동사는 “브랜드”라는 무형의 가치를 가지고 있기에, 밸류 선정이 타 스타트업에 비해서 후해 보이기도 한다.
타 외식업체들과 비교했을 때는 어떨까? 백종원 대표의 더본코리아는 매출 1941억 (YoY +29%), 영업익 195억 (YoY +135%)을 기록하고 있다. 더본코리아 역시 비상장주로 명확한 기업가치 계산은 어렵지만, 증권가에서는 최소 3000억으로 보고 있다. 최근 PE에 1000억 가치로 인수된 역전에프엔씨의 경우 가맹점 800개 이상, 매출 660억, 영업익 191억이다 (2021년). 역전할머니맥주의 그 역전 맞다.
프랜차이즈 중에서 유일하게 직상장한 교촌도 살펴보자 (현재 우회 상장사는 3곳, 이중 실적이 괜찮은 곳은 맘스터치가 유일). 상장 당시 7745억원 이었던 시가총액은 작성 당시 (2023. 06) 2250억을 하회하고 있다. 이런 교촌의 매출은 4935억 (YoY +1.1%), 영업이익은 279억 (YoY -89.8%)이다.
외식업 규모가 140조가 넘는데 상장사가 겨우 4곳밖에 없는 한국 시장. 일각에서는 이런 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새로운 플레이어들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기도 한다.
“일본은 상장한 외식업체가 100개는 넘는다. 우리나라에 상장 업체가 고작 4개밖에 없다는 건 문제가 있다는 얘기다. 왜일까. 아직도 국내에선 ‘상품’에만 집중하지, 이미지나 서비스를 판매하지 않아서다. 주식시장은 미래가치를 향한 기대감으로 움직인다. 매출이 좋은 교촌이 투자자에게 매력을 어필하지 못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더 이상 ‘맛있는 제품’을 파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IT기업처럼 외식업체도 경영진이 전면에 나서 기술력과 비전을 보여줘야 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브랜드의 힘’으로 외식업계를 뒤흔드는 동사의 등장은 투자자들에게 반가운 신호였을 것이다. 그럼에도 3000억이라는 기업가치 산정은 프리미엄이 붙은 가격이 아니라고 생각하기는 힘들다. 이는 성공적인 해외 진출, 브랜드 확장, 그리고 수익률 유지를 가정하여 책정된 것으로 보인다.
key opportunities
proven marketing & branding thesis
동사는 “한국 시장에서 F&B 마케팅 + 브랜딩에 대한 공식”을 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022년 12월 신규 론칭한 브랜드, “베이커리블레어”와 “미뉴트 빠삐용”의 최신 카카오맵 리뷰를 살펴보니 러쉬아워 기준 (긴) 웨이팅을 해야 먹을 수 있다고 한다.
또한, 가장 롱런하고 있는 노티드와 다운타우너도 여전히 인기세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새로 오픈한 점포들은 몇 시간씩 기다려서 들어갈 정도.
이런 레시피엔 어떤 재료들이 포함될까?
맛과 용인할 수 있는 가격 (Baseline)
최고의 마케팅은 좋은 제품이라는 말이 있듯이, F&B 회사의 기본기는 “맛과 용인할 수 있는 가격”이다. 마케팅을 잘해도, 유입된 고객들이 제품에 실망한다면 지속할 수 있는 프랜차이즈를 만들 수 없다.
맛과 가격에 대한 객관적 평가는 어렵지만, 대중적으로 성공한 노티드와 다운타우너는 이 기본기를 갖추고 있다. 동사의 브랜드들은 미식가를 위한 것이 아닌, 대중을 위한 것이라는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매장이 핫 플레이스에 위치한 만큼 주변 상권 물가도 높은 편이기에 가격에 대한 지적도 피해갈 수 있다.
과거엔 이 항목에 특별한 메뉴도 포함할 수 있었겠지만 (e.g. 다운타우너의 아보카도 버거, 노티드의 필링도넛 등), 동사를 카피하는 제품이 생기고, 미국 본토 음식을 국내에 들여오는 음식점들이 많아지며 그 효과는 옅어지고 있다. 그럼에도 “필링도넛”은 노티드가 원조라는 이미지가 새겨져 소비자를 끌어들이는 역할을 꾸준히 하고 있다.
이러한 기본기를 갖추지 못했다면 100억 매출까지는 가능해도, 그 이후에도 매년 30~50% 성장은 불가능했을 것이다.
음식과 공간의 디자인 (Imagery)
동사와 같이 음식 플레이팅, 점포 인테리어, 브랜드 캐릭터 하나하나 신경 쓰는 업체는 많지 않다. 먼저 미국식 중식당, “웍셔너리”를 예시로 들어보겠다.
외부 디자인 → 캐릭터 → 내부 디자인 → 플레이팅 → 테이크아웃, 이 고객 경험의 과정이 하나의 키워드로 묶인다. 웍셔너리의 경우: “캐쥬얼 차이니즈 다이닝”
i) 고객의 경험은 매장에 다가서면서부터 시작된다: 외부 디자인에서부터 시각적 경험이 시작되는 것. 웍셔너리의 경우 빨간색 네온 표지판으로 중화권 분위기를 풍김.
ii) 브랜드 고유의 캐릭터를 통하여 친밀감 형성, 시각적 임팩트 선사.
iii) 인테리어로 앞서 형성해온 분위기를 공간 전반으로 확장. 레드 컨셉의 인테리어와 자리 사이를 나누는 슬라이딩 커튼으로 이국적인 분위기 형성.
iv) 플레이트도 브랜드 색상에 알맞게 빨간색 차용.
v) 테이크아웃 패키지까지 미국의 중국 음식점에서 자주 사용하는 Oyster Pail 형태로 컨셉 강화 + 집에 돌아가서도 경험 상기시킴.
노티드도 살펴보자. i) 외부 디자인 ii) 캐릭터 iii) 내부 인테리어 iv) 플레이팅 v) 테이크아웃의 기본적인 틀은 같지만, 핫한 아티스트들과 콜라보를 진행하며 임팩트를 더한다. 예로 오른쪽 위의 “베어벌룬”은 임지빈 작가와 협업해 9개 지점에 설치했었다.
이렇게까지 시각적인 효과에 힘을 들이는 것은 경험 자체의 만족도를 높이는 의미도 있지만, SNS를 통하여 “난 이런 거 소비하는 사람이야”라고 표현하고 싶어 하는 MZ세대에게 완벽한 사진 소재가 되기 때문이다. 이를 다음에 다룬다.
SNS 하이프와 이를 포용하는 구조 (Hype)
동사의 브랜드들은 웨이팅과 SNS를 통하여 하이프(hype)를 만든다. 많지 않은 수의 매장, 몇 시간의 웨이팅 끝에 먹을 수 있는 음식, SNS에 자주 보이지만 나만 못 가본… 이런 키워드들은 FOMO(유행에 뒤쳐지는 공포감)를 일으키고, 소비 욕구를 자극한다.
동사는 “인플루언서들의 인플루언서”들을 타겟하여 관심의 물꼬를 텄다. 인플루언서들에게 영향을 주는 패션 마케터, 매거진 에디터 등에 제품을 홍보하여 인플루언서 개개인에게 다가가는 것보다 쉽고 빠르게 영향력을 넓혔다. 이에는 10년 경력의 패션 마케터인 허준 CMO의 인맥이 큰 역할을 했다.
이들의 미팅 자리에 도넛을 보내 입소문을 탐과 동시에 노티드 매장에는 여러 스타와 연예인들이 드나들기 시작했다. 이렇게 생긴 커넥션들은 노티드의 강력한 마케팅 엔진의 동력이다. 라인업만 봐도 일반적인 외식업 브랜드와 스케일이 남다르다: 악동뮤지션, 아이브(IVE), 잇지(ITZY)와 함께한 사진들이 노티드 공식 인스타그램에 등장한다.
관심 먹이사슬의 최상단에 있는 연예계 인사들이 동사의 브랜드를 홍보해준다면, 그보다 작은 규모의 인플루언서들도 자연스럽게 그 흐름에 동참할 것이고, 일반 사용자들은 그에 노출되어 하이프(hype)가 형성된다.
i) 앞서 언급한 시각적 효과에 대한 집중과 ii) 웨이팅과 테이크아웃에 중점을 둔 운영도 이런 하이프에 알맞은 구조로 짜여있다. 동사의 사용자 경험은 인스타그래머블하기에 일반인들도 쉽게 SNS에 공유할 수 있다: 이는 하이프에 긍정 피드백으로 작용한다.
하이프 덕에 생긴 긴 줄로 “희소성”의 가치를 강화하고, 테이크아웃으로 회전율을 높여 누구나 기다리면 먹을 수 있다는 접근성을 열어둔다. 이는 43개의 매장만으로 매출 500억 이상을 낼 수 있는 동력이기도 하다.
맛과 용인할 수 있는 가격 (Baseline) + 음식과 공간의 디자인 (Imagery) + SNS 하이프와 이를 포용하는 구조 (Hype) 라는 증명된 공식. 동사는 이 공식에 약간의 변형을 가해 자사의 다른 브랜드도 크게 키워낼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IP business
동사는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확장하는 것을 목표로 굿즈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노티드의 IP인 스마일리와 슈가베어는 앞서 언급된 다양한 콜라보와 굿즈에 활용되고 있다. 이를 통하여 매출 다각화, 현금 흐름 창출과 브랜드 가치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
국내의 우수 사례는 단연 스타벅스이다. 2조의 매출 중 10%(2000억)가 굿즈에서 나온다. 오프라인 매장과 연계한 한정판 상품 판매를 통해 지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물론 캐리백 발암물질 이슈와 같이, 굿즈 판매가 브랜드 이미지에 타격을 주지 않도록 주의해야한다.
이준범 대표는 굿즈에서 발생하는 매출을 전체의 10%~20%까지 늘릴 계획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global penetration
동사가 VC 펀딩을 받은 이유이자, 가장 큰 기회는 해외 진출으로 보인다. 미국 음식을 한국인들에게 알맞게 들여와 성공적인 비즈니스를 펼친 이준범 대표는 이제, 반대로 한국 음식을 미국인들에게 알맞게 수출하여 사업을 확장하고자 한다. 동사는 호족반이라는 퓨전 한식 브랜드를 앞세워 미국에 진출을 준비 중이다.
이준범 대표가 16년간 미국서 유학생활을 했다는 것은 긍정적인 요인으로 보인다. 언어와 문화 장벽이 상대적으로 낮을 것이고, 알토스라는 미국 기반의 VC에게 투자를 받은 만큼 미국 법인을 운영하는데 어려움은 없어 보인다.
타이밍도 적합해 보인다. 앞서 언급했던 것과 같이, 미국 내 한국 식료품의 성장세가 매섭다. 대부분의 업체가 역대 최고 실적을 갈아치우고 있으며, 한국 컨텐츠가 세계적인 흥행을 거두면서 이런 호황은 일정 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물론, 단기간에 성공을 거두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다. 2021년 글로벌 시장서 1000억 매출을 달성한 제네시스 BBQ는 해외 진출만 20년 동안 시도했다. 중국, 스페인서 번번이 실패하며 축적한 노하우가 이제야 빛을 바라고 있다. 그럼에도 동사는 브랜딩 노하우, 출중한 투자자, 그리고 좋은 타이밍을 업고 도전하기에 기대를 걸어 볼 만하다.
key risks
keeping it fresh
동사의 브랜드들은 짧지 않은 시간 동안 자리를 지켜왔다 (노티드 6년차, 다운타우너 7년차, 리틀넥 8년차). 그럼에도 유행이라는 키워드에 대해서 논하는 것은 동사의 브랜드들이 브랜딩과 SNS 하이프를 기반으로 성장해왔기 때문이다.
여타 F&B 회사보다 마케팅 + 브랜딩 역량이 뛰어난 것은 강점이지만, 동사는 “브랜딩”이 주요 가치 제안이기에, 이미지 하락에 대한 리스크가 큰 것도 사실이다.
이에 접근하는 허준 CMO의 전략은 다음과 같다 1) 기성 작가들과 협업 (슈가베어: 이슬로 작가, 노티드 월드 x 악동뮤지션 등), 2) 브랜드간 콜라보 (노티드 x 파이렉스, 노티드 x 신한카드 등). 지금까지 이 전략들은 효과적이었으나, 유행이 지고 뜨는 F&B 시장에서 프레시한 이미지를 유지하는 것은 동사의 끝나지 않는 숙제이다.
marketability VS actual CX
SNS 마케팅 시대의 딜레마 중 하나는, 마케팅이 잘 되는 제품과 실질적 고객 경험이 높은 제품이 꼭 일치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마케팅이 잘 되는 제품/경험은 관심을 끌기 위해 설계되었기에 편의성과 가성비가 낮아도 괜찮지만, 직접 경험하면 아쉬움을 느끼기 마련이다.
현재 동사가 택한: “오픈런”, “1시간 대기”와 같은 방식이 고객에게 좋은 경험을 파는 것인지 재고해볼 필요가 있다.
물론, 단기적으로 먹히는 방식임은 분명하다. 트렌드모니터가 전국 만 19~59세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오픈런(Open Run) 관련 인식 조사를 시행한 결과 이를 확인할 수 있었다:
MZ 세대가 오픈런을 주도
명품에서 일반 소비재로 확장 중으로 인식 (78%)
시도 이유는 희소성 (60%) > 성취감 (46%) > 경제적 이유 (43%) > 품질 (19%)
향후 시도 의향은 낮지만 (37%), 앞으로 오픈런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 (70%)
SNS을 통해 본인을 표현하고자 하는 욕구와 경기 침체가 맞물리며, 명품 오픈런은 맛집 오픈런으로 넘어가고 있다. 동사는 이런 사회적 흐름에 알맞은 포지션을 취하고 있기에 단기적으로 매출 신장에 문제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런 방법으로 “팬층”을 확장할 수 있을까? 긴 대기 시간과 사람으로 붐비는 공간이 지속해서 재방문할 만큼 좋은 경험을 만들기에 적합한지에 대한 의문이 있다. 특히 타 음식점과 사용자 경험에서 압도적 해자(moat)가 없다는 점이 위태로워 보인다.
더 맛있는 음식점과 베이커리는 많고, 웨이팅을 하지 않고 넓은 공간에서 쾌적하게 즐길 수 있는 곳도 분명히 존재한다. 현시점에서 그러한 업장과 비교 시 동사가 가진 우위는 “인스타그래머블 + 브랜드 파워” 외에 없다고 볼 수도 있다.
동사가 지속해서 팬층을 확장하기 위해선 창의적인 방법으로 사용자 경험을 업그레이드하는데 큰 힘을 쏟아야 할 것이다.
sustainable scaling
As we enter a sustained period of non-zero interest rates, discipline of mission must now also intersect with discipline of management and operation. Efficiency, risk management, business model fundamentals, and most importantly, sustained profitability, are must-haves – not nice-to-haves.
To founders, make no mistake. A company’s success will be judged by its profits and market leadership – not faux “profitability” metrics or your ability to latch your company onto the latest trend or fad.
미국의 VC, Social Capital의 대표 차마스 팔리하피티야의 코멘트: “벤처기업들은 미션 뿐 아니라 관리와 운영에 집중해야 하고, 기업의 성공은 영업이익과 시장을 장악하는 정도로 판단될 것이다.” 한국과 미국의 창업 생태계가 100% 같다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한국 또한 저금리의 시대가 끝났기에 상황이 비슷하다.
후기 펀딩의 경우, 자금이 말라 들어가고 있는 현재, 동사가 지속적인 펀딩과 함께 10x, 100x를 하기 위해서는 지속가능성이 전보다 중요해졌다.
그런 맥락에서 동사의 높은 영업이익률 감소(95%)는 위험한 시그널로 보인다. 눈에 띄는 항목은 직원 급여 (145억, 전년비 1.6배 증가)와 임차료 (37억, 전년비 3배 증가)로 고정 비용이 증가했다. 기존 브랜드가 이를 커버할 만큼 폭발적인 성장을 이루지 못하면서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감소했다.
부채 상환(단기부채 132억원)과 신사업 확장이 필수적인 상황에서, 동사는 재무활동을 통해 현금흐름을 개선하고 있다. 유상증자로 175억원, 차입으로 275억원을 조달하였고 배당을 진행하지 않으며 151억원의 현금을 확보했다. 이에 더해 실적이 양호한 다운타우너를 매각하여 유동성을 높이고자 하는 것으로 보인다.
3000억 밸류에서 10x를 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3조짜리 기업이 되어야 한다. 허리띠를 졸라매고, 수익성 개선을 통하여 현금 흐름을 정상화해야 할 것이고, 해외 진출은 그 자체가 리스크이기에, 국내 시장에서 안정성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ending thoughts
GFFG는 SNS 시대, 한국 MZ 세대를 잘 읽어내 큰 성공을 거두었다. 지금까지 트렌드를 이끈 만큼, 앞으로도 시장을 선도하는 하나의 ‘아이콘’이 된다면 ‘브랜드 포트폴리오’라는 개념을 성공적으로 안착시킨 최초의 사례로 남을 것이다.
여러 어려움이 있겠지만, 노티드와 다운타우너를 발전시키며 ‘린’한 움직임을 보여준 만큼 어려움을 이겨낼 것이라 믿는다. GFFG의 무한 확장과 해외 진출을 진심으로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