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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sis
인간의 의식주는 시대가 변하더라도 절대 사라지지 않는 상수이다. 그중 “의”에 속하는 패션 시장에서 승자가 되는 것에는 큰 기회가 있기 마련이다.
최근 격전지는 국내 패션 플랫폼 시장이다. 코로나19 이후 소비가 온라인으로 전환되면서 시장은 급격히 성장했고, 스타트업, 대기업 가리지 않고 수많은 회사가 출사표를 던졌다. 2021년까지 수천억 원의 투자 / M&A가 이루어지며 경쟁은 과열되었다.
하지만 2022년 들이닥친 거시 경제의 악화는 많은 회사들의 생존을 위협했다. 한때 무신사와 패션 플랫폼 1위를 다투고 2,000억의 매출을 기록했던 힙합퍼의 폐업이 대표적이다.
이제 강한 자만이 살아남았다: 에이블리, 무신사, W컨셉, 지그재그, 브랜디가 대표적이다. 돋보이는 곳은 무신사와 에이블리이다. 남성은 무신사, 여성은 에이블리로 양강 체제가 굳혀지고 있다.
특히 에이블리는 후발주자임에도 불구하고 4년 만에 경쟁사를 제치고 사용자 수 1위로 올라섰고, 올 상반기에는 흑자까지 기록했다. 그 비결은 무엇이었을까? 성장세와 흑자를 앞으로도 이어 나갈 수 있을까?
궁극적으로, 동사는 패션 플랫폼 시장의 왕좌를 거머쥘 수 있을까?
founding story
동사의 창업 스토리에서 알토스 벤처스가 말하는 3가지 why 내러티브를 배울 수 있다: 1) why big 2) why now 3) why me
강석훈 대표는 2010년부터 창업 씬에서 활약하고 있는 연쇄 창업가이다. 대학교 동아리에서 맺어진 인연으로 ‘왓챠’를 공동 창업한 것이 시작이었다.
창업 5년 차가 되었을 때, 그는 큰 고민을 겪게 된다. 바로 시장이 너무 작다는 것. 콘텐츠 추천 시장은 why big을 충족하지 못했다. 이에 의식주처럼 삶에 필수적인, 거대한 시장에서 사업을 하고 싶다는 갈망을 가지고 퇴사를 선택한다.
2015년 강성훈 대표는 왓챠에서 함께 나온 3명과 두 번째 창업에 도전한다. 이번에는 “의”를 공략한 온라인 패션 쇼핑몰, 반할라였다. 창업 2년 후, 월매출 15억을 달성할 정도로 성장했다.
하지만 이번에도 고민은 계속됐다. 이번에는 why me에 대한 것이었다. IT에 전문성이 있던 에이블리 팀은 트랜드와 물류가 핵심적이었던 패션 유통업과 founder market fit이 맞지 않았다.
선택지는 두 개였다. 반할라를 계속할 것인가, 아니면 why me를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신사업에 도전할 것인가.
2017년 11월, 강성훈 대표는 결단을 내렸다. why me, why big, why now에 모두 자신 있게 답할 수 있는 여성 패션 플랫폼에 도전하기로:
우리는 IT 게임을 해야 하고 (why me)
현재(2018) 거대한 여성 패션 시장에 대표 격의 플랫폼이 없으며 (why big, why now)
2018년 내 TOP3가 될 수 있다. (why now)
그렇게 2018년 3월 “셀럽 마켓 모음 앱” 에이블리가 세상에 나온다. 인플루언서의 스타일을 구매할 수 있게 해주는 가치 제안으로 초기 PMF 검증에 성공. 출시 첫 달 4억 원의 매출 달성, 2년 만에 MAU 기준 패션 앱 1위를 달성하며 고속 성장을 이뤄냈다.
현재는 700만 MAU, 앱 사용 시간 전문몰 내 1위 등 여성 패션 플랫폼 시장에서 지배적인 위치를 유지하고 있다. 또한 고객과 카테고리 확장, 글로벌 진출, 체인 플랫폼 고도화 등을 진행하며 넥스트 커머스라는 꿈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product
마켓플레이스를 성공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선, 공급자와 소비자 각각을 위한 솔루션 모두를 보유해야 한다. 동사는 에이블리 파트너스 / 에이블리 셀러스 / 풀필먼트를 통해 공급자의 문제를 해결하고, 개인화에 기반한 에이블리 플랫폼을 통해 소비자에게 가치를 제공하고 있다.
각각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자.
에이블리 파트너스
사업 초기부터 동사가 강조해 온 비전은 “누구나 창업할 수 있는 세상”이었다. 에이블리 파트너스는 PMF 검증 때부터 지금까지 이 비전을 실현하는 동사의 핵심 서비스이다.
쇼핑몰을 시작하고 운영하는 데에는 큰 비용과 진입 장벽이 존재한다. 동대문에서 옷을 사입하는1 과정부터 물류, 배송, 고객 상담, 마케팅까지 많은 오퍼레이션이 필요하다.
에이블리 파트너스는 위 과정을 대행해 주는 서비스이다. 셀러가 코디를 촬영해 상품 소개와 함께 업로드만 하면 바로 사업을 시작할 수 있게, 전문 인력이 오퍼레이션을 대신해 주고 대가로 상품 매출의 90%를 가져가는 방식이다.
경쟁력은 명확하다. 에어비앤비가 숙박업에 종사하지 않던 개인업자들을 신규 셀러로 확보하며 우위를 점한 것처럼, 동사 역시 오퍼레이션이 부담돼 사업을 시작하지 못했던 개인업자들을 신규 셀러로 확보하며 경쟁력을 갖추었다. 타 플랫폼 이용 시 부담해야 했던 재고 리스크, 오퍼레이션 리스크(CS, 반품, 환불)에서 벗어나는 것도 큰 장점이다.
이에 높은 수수료율에도 불구하고, 셀러 수 8,500명을 달성. 전에 쇼핑몰을 운영해 본 적 없던 20대 대학생이 월매출 20억, 건물주가 되는 성공 신화를 만들어내기도 하였다.
에이블리 셀러스
에이블리 셀러스는 기존에 사업을 운영 중인 셀러들이 에이블리 플랫폼에서 입점하는 것을 돕는 오픈 마켓 솔루션이다. 경쟁력은 크게 2가지: 1) 업계 최저 수준 판매 수수료, 2) AI를 통한 유저-셀러 연결
셀러스는 현재 3%의 판매수수료를 책정하고 있다. 이는 지그재그(4.5%), 브랜디(13%)와 비교했을 때 업계 최저 수준이다. 덕분에 누적 마켓 5만 개로 업계 최다 마켓 수를 달성할 수 있었다. 22년까지는 0% 수수료를 유지하며 더욱 공격적으로 성장을 견인하기도 했다. 입점하는 동대문 사입 셀러들은 보통 10~30%의 적은 마진을 가져가기 때문에, 수수료를 낮추는 것은 효과적 GTM 전략이었다.
AI를 통해 신규 셀러도 쉽게 고객을 확보하고 성장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든 것도 차별화로 작용했다. 기존 SEO 위주 패션 생태계에서는 랭킹, 업력, 규모, SEO 최적화가 쇼핑몰 성장을 좌우해, 신규 셀러가 성장하기 어려웠다. 동사는 AI 기반 개인화를 통해 셀러와 그를 사랑해 줄 고객을 연결하는 데 성공했고, 신규 셀러의 GTM을 도왔다.
실제로 에이블리에서는 1등 판매자의 매출이 전체 거래액 중 3%밖에 안 된다. 이는 대부분의 이커머스 플랫폼이 상위 20%가 80%의 매출을 만드는 “파레토 법칙”을 따르는 것과 대조적이다. 즉 동사는 적절한 수요-공급 연결을 통해 신규 셀러가 성장할 수 있는, 차별화된 플랫폼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풀필먼트
풀필먼트 서비스2는 에이블리 파트너스의 기반을 이루는 핵심 서비스이다. 풀필먼트를 얼마나 잘 운영하는지에 따라 에이블리 파트너스 서비스의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고, 규모의 경제를 통해 재고 원가 역시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수요 예측을 활용해 샥배송 서비스를 출시하며 배송 속도를 단축하기도 했다.
이러한 중요도 때문에 동사는 지속적으로 풀필먼트에 투자하고 있다. 23년 규모를 4배 확장해 4,000평 규모의 풀필먼트 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지속적으로 창고 관리 시스템(이하 WMS)을 고도화하면서 풀필먼트의 질 역시 성장시키고 있다.
앞으로의 목표는 WMS에서 그치지 않고 HW, SW, 인력 관리, 전략 및 기획, 파이낸셜 플래닝 등 시스템 전체를 고도화하는 것이다.
특히 동대문 사입 시장에 발맞추어 풀필먼트를 고도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동대문은 수기로 이루어지는 작업이 많아 디지털화 및 양품화3하는 것이 까다로워 운영 난도가 높은 편이다. 아직 동대문에서 풀필먼트를 성공적으로 구축한 사례가 없기 때문에 성공한다면 해자(moat)를 형성할 수 있겠다.
에이블리
에이블리는 “패션, 뷰티, 라이프까지 내 취향의 모든 것을 담은 1등 스타일 쇼핑 앱”이다. MAU 740만 명을 기록하며 전문몰 앱 1위를 달성했고, 인당 평균 사용 시간 59분, 월간 실행 횟수 4억 600만 회로 1위를 기록했다 (2023. 11 월 기준)
에이블리의 경쟁력은 AI를 통한 개인화와, 파트너스를 통한 셀러풀 2가지에서 나온다. 에이블리 파트너스를 통해 진입장벽으로 인해 존재하지 않았을 새로운 셀러들을 유입시켜 상품 수를 늘렸고, 개인화를 통해 그 상품을 소비자의 취향과 수요에 맞게 적절히 연결했다. 경쟁사 대비 저렴한 가격 역시 경쟁우위로 작용했다.
market
customer
동사의 타겟층은 1020 여성으로, 특히 ‘가격’과 ‘트랜드’에 민감한 소비자를 주요 고객으로 삼고 있다. 구체적으로 ICP(ideal customer profile)를 정의하자면, 디자이너 브랜드나, 해외 브랜드가 아닌 개인 / 소형 쇼핑몰 위주로 상품을 구매하는 사람들이라 할 수 있겠다. 좀 더 확장하면, SPA 브랜드를 구매하는 소비자들 역시 해당된다.
이들은 상대적으로 구매력이 낮아 “가격”이 구매 결정에 중요한 기준 중 하나이며, 브랜드 가치보다도 “트랜드”와 “스타일”에 민감하다.
하지만 이들만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존재한다. 낮은 구매력 때문에 높은 거래액을 달성하기 어렵고, 개인 / 소형 쇼핑몰 역시 뚜렷한 해자 없이 저마진으로 운영되는 곳이 많아, 유의미한 수수료 매출을 얻기 어렵기 때문이다.
따라서 동사는 지속적으로 고객층을 확장하고 있다. 의류를 넘어 홈데코, 뷰티, 푸드 등 다양한 카테고리로 확장하고 있고, 2023년 6월에는 4050 남성 의류 전문몰 4910, 3040 여성 패션/리빙 전문몰 벨라투를 론칭하며 다양한 연령대와 성별로의 확장 또한 진행하고 있다.
글로벌 확장도 진행 중이다. 20년 아무드(전 파스텔)를 출시한 것을 시작으로 일본 시장에서 빠르게 점유율을 늘리고 있고, 대만에도 진출 예정이다. 최종적으로는 쉐인과 같은 형태를 꿈꾸고 있다.
market size
이를 바탕으로 시장 크기를 짐작해 보자. TAM은 전 세계 온라인 패션 시장으로 볼 수 있다. 2023년 기준 시장 규모는 1,023조, CAGR 10.3%가 예상된다.
SOM은 업사이드를 가정하고 바라보자. 1) 일본 온라인 패션 시장 2) 국내 온라인 패션 시장을 합친 것이 동사가 바라보는 총 시장이다.
일본 의류 시장은 100조(2020)로 국내 시장의 2배 규모이다. 일본 패션의 온라인 침투율 13.87%를 반영하면, 시장의 크기는 14조로 점쳐진다. 국내 의류 시장의 경우 45.8조 규모(2022)로 예상되며, 온라인 침투율 42% 산정 시, 시장의 크기는 19조로 점쳐진다.
즉 SOM은 이 둘의 합 33조의 시장으로, 추후 일본 내 온라인 침투율 향상에 따라 증가할 수 있다.
SAM은 위의 SOM 중 후자: 19조의 국내 온라인 패션 시장이며 카테고리 및 고객 확장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traction
동사의 성장세는 동종 업계에서 가장 빨랐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패션 업계 최단 시간 사용자 수 1위
앱 출시 3년 만에 누적 거래액 1조 달성
앱 출시 4년 만에 업계 최초 MAU 700만 달성
그리고 이런 성장을 기반으로 성공적인 투자 유치를 해왔다.
시리즈 A: 70억 (19년 6월)
시리즈 B, 예비 유니콘 특별보증: 370억 (20년)
시리즈 B2: 620억 (21년 5월, 카카오 인수 거절 이후)
프리 시리즈 C: 670억 (22년 1월)
(진행 중) 시리즈 C: 2,000억 (밸류 1조 이상 전망)
23년 10월부터 시리즈 C를 위한 투자 유치에 나섰다고 하니, 성공한다면 24년 상반기에 구체적인 내용을 들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business model
동사는 크게 3가지 서비스를 통해 매출을 올리고 있다.
에이블리 파트너스 (상품매출)
에이블리 셀러스 (수수료 매출)
기타 브랜드 입점 (수수료 매출)
이를 고객 유형에 따라 분류해 보면, 동대문 사입 셀러와 브랜드로 나눌 수 있다. 동대문 사입을 통해 중저가의 제품을 판매하는 셀러들은 파트너스와 셀러스를 이용하고, 자체 제작/유통을 통해 브랜드 제품을 판매하는 셀러들은 브랜드/뷰티 등의 입점 서비스를 이용한다.
동대문 사입 셀러들은 애초에 매출 총이익률(이하 GPM)이 낮기 때문에, 높은 수수료를 지불할 수 없어 0~3%의 낮은 수수료율이 적용되고, 브랜드 셀러들은 동사가 보유한 1020 트래픽을 활용하기 위한 대가로 20~25%의 높은 수수료를 지불한다. 상세한 사항은 아래 표와 같다.
BM 다각화 역시 진행 중이다. 오퍼월4, 셀러 광고를 통해 광고 수익을 확보했고, 적극적인 광고 영업을 통해 이를 확장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성과는 어땠을까? 2022년 연결 기준 매출은 1,785억 원, 영업손실은 744억 원을 기록했고, 23년에는 3월부터 4개월 연속 흑자를 달성하며, 상반기 통합 흑자 전환에 성공하기도 했다.
700억대 손실에서 극적으로 흑자전환하며 이슈가 되었는데, 어떻게 가능했을까? 또 이를 장기적으로 유지할 수 있을까? 공개된 데이터가 없으므로,5 추정에 기반해 분석해 보자.
흑자 달성 방법은 이론적으로 단순하다: 매출을 올리거나 비용을 줄이면 된다.
우선, 동사는 1) 수수료 인상 2) 글로벌 / 카테고리 확장 3) 셀러 타겟 광고 확대를 통해 매출 증가를 꾀했을 가능성이 높다.
22년 12월 셀러스 수수료를 0%에서 3%로 인상한 것이 올해부터 반영될 것이고, 카테고리 확장에 따른 수수료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셀러 수의 증가가 매출 및 이익률 향상을 이끌었을 것이다.
실제로 동사의 뷰티 카테고리인 “에이블리 뷰티관”은 올해 8월 역대 최고 거래액을 달성(YoY 85%)했고, 푸드 카테고리는 전년 동기 대비 거래액 90%, 주문자 수 120% 증가하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모습이다. 일본 진출 플랫폼 아무드 역시 누적 마켓 수 1만 개 이상, 일본 쇼핑 앱 순위 5위를 달성하며 성장 중이다.
셀러 광고의 경우, 광고 매출 비중 확대 여부를 확인해 보아야 할 것이다.
다음으로 비용을 줄이는 방향에 대해 살펴보자. 동사가 지불하는 비용은 크게 아래 4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마케팅 비용 (광고선전비, 판촉비)
인건비
에이블리 파트너스 관련 비용 (물류, 원가, CS, 재고, 파트너스 지급 수수료 10%)
기타 지급 수수료 (결제 수수료, VAT, 서버비)
각 항목 중 어떤 비용을 줄일 수 있을까? 일반적으로 적자 폭 감소를 위해 마케팅 비용을 줄이기에, 동사 역시 전년(450억) 대비 마케팅 비용을 줄였을 가능성이 크다.
핵심은 지배력을 잃지 않으며 지출을 줄이는 것이다. 섣불리 마케팅비를 줄였다가 트래픽이 큰 폭으로 감소한다면 경쟁에서 밀려날 수 있다. 동사의 경우 MAU를 전년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어, 잘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6
에이블리 파트너스 관련 비용은 손익 개선이 가능하고 필수적이다. 동사는 수수료 기반으로 매출을 내는 경쟁사와 다르게, 에이블리 파트너스의 상품 매출을 주요 수익원으로 삼고 있다. 동사는 파트너스 매출의 90%를 가져가기에, 직접 마진을 높여 큰 폭의 손익개선이 가능하다.
예로, 규모의 경제를 활용해 물류비용와 CS 비용을 줄일 수 있고, 실시간 소비자 데이터를 활용해 재고 비용 역시 절약할 수 있겠다.
동사가 위 전략을 얼마나 착실히 이행했는지는 23년 재무제표가 공개된 후 알 수 있다. 강석훈 대표가 강조한, 본질에 집중한 전략으로 지속적 흑자가 가능한 구조를 만들었길 바란다.
competition
동사는 국내 온라인 패션 시장에서 격전을 벌이고 있다. 양상은 1강 2중 2약7. 수익성과 성장 동력 확보, 두 토끼를 잡은 무신사가 1강, 신세계 백화점과 카카오 스타일을 뒤에 업은 W컨셉, 지그재그가 2중, 수익성 개선이 필요하며, 모회사가 없는 에이블리, 브랜디가 2약으로 분류된다.
여성 패션을 중심으로 살펴보자. 온라인 여성 패션 시장은 구매 품목에 따라 두 종류로 분류할 수 있다: 1) 브랜드 중심, 2) 가격 중심
브랜드 중심의 소비자들은 온라인 편집샵을 사용하고, 가격 중심의 소비자들은 동대문 의류 쇼핑몰을 주로 사용한다. 온라인 편집샵의 경우 29cm, w컨셉이 선두 주자이고 동대문 의류 쇼핑몰의 경우 동사, 지그재그, 브랜디가 3강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동대문 의류 쇼핑몰의 경우, 거래액 기준으로는 지그재그(1.3조)—동사(1.2조)—브랜디(0.5조) 순, 트래픽 기준으로는 동사(672만)—지그재그(369만)—브랜디(90만) 순이다.8 23년에는 동사가 거래액과 트래픽 모두에서 1위를 할 수 있을지 주목해야 한다.
더 나아가 여성 패션 시장에서 지배적인 사업자가 되기 위해서는 온라인 편집샵과의 경쟁에서도 승리해야 한다. 해당 영역 1등, 29cm를 보유한 무신사와의 경쟁도 불가피하다.
여성 의류를 넘어 라이프스타일까지 카테고리를 확장한다면 더 많은 경쟁을 겪게 된다. 문구의 “아이디어스”, 홈/데코의 “오늘의집”, 음식의 “컬리, 윙잇” 등 1위 사업자와 점유율 경쟁을 해야 한다.
결국, 1) 여성 패션 시장에서의 주도적 위치 확보와 2) 확장된 카테고리에서 점유율 증대가 중요한 목표가 되겠다.
후자의 경우, 여성 의류 전문몰로서의 가치를 잃어버릴 수도 있는 리스크가 있고, 타사 대비 차별점 역시 뚜렷하지 않다. 따라서 동사는 본질에 집중하며, 비전대로 “자신의 취향에 맞는 소비를 할 수 있는, 살 게 많은 플랫폼”을 만들어야만 한다.
valuation
2022년 신한금융그룹 SI 펀드가 리드한 프리 시리즈C를 통해 9,000억(21년 거래액 기준 EV/GMV 1.3배)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올해 10월, 기업가치 최소 1조를 목표로 시리즈C 투자 유치를 추진하며 유니콘을 목전에 두고 있다.
상황은 긍정적이다. 성장과 수익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았기 때문이다. 거래액의 경우, 지난해 1조 2,000억을 기록, 올해는 2조 원 수준을 전망하고 있다. 매출 역시 지난해 1,785억으로 업계 1위를 달성한 것을 이어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푸드, 뷰티, 명품 등 신규 부문에서 연일 거래액 성장세를 기록하며 카테고리 확장 역시 순조롭다.
의문 부호였던 수익성 역시 올해 상반기 흑자 달성에 성공하며 떨쳐냈다. 이는 매출(YoY 60%)과 거래액 (YoY 40%) 모두 성장하며 기록한 흑자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다른 온라인 패션 플랫폼을 살펴보자. 앞서 경쟁사에서 언급된 회사들의 (추정) 기업가치, (추정) 연 거래액, 연 매출은 다음과 같다.
지그재그: 1조(2021 M&A) / 거래액 1조(2021) / 매출 652억(2021)
브랜디: 7,000억(2022) / 거래액 7,000억(2021) / 매출 1,172억(2022)
무신사: 3.5조(2023) / 거래액 3.4조(2022) / 매출 7,083억(2022)
W컨셉: 2,700억(2021) / 거래액 3,000억(2020) / 매출 716억(2021)
경쟁사와 비교 시, 동사의 유니콘 달성은 무리가 없어 보인다. 23년 거래액 2조 및 흑자 달성을 이룬다면 그 이상도 노려볼 수 있겠다. 투자 유치 후, 남성: 무신사 / 여성: 에이블리로 시장 체제가 굳어질지 주목해 보자.
essence of business
동사의 미래를 분석하기에 앞서, 업의 본질을 정의하자. 강석훈 대표는 이커머스 플랫폼의 본질을 “고객이 살 게 많다고 감탄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정의한다. 그리고 이는 더 많은 셀러 및 상품 수와 수요와 상품을 연결해 주는 개인화로 달성할 수 있다고 말한다.
이에 동사는 누구나 셀러가 될 수 있게 해주는 ‘에이블리 파트너스’와 개인화를 위한 ‘추천 알고리즘’을 핵심 역량으로 삼고 있다.
하지만 위 정의로는 게임을 충분히 설명할 수 없다. 동사가 매년 성장세를 유지해야 하는 “스타트업”이라는 점, 경쟁 상황, 국내 동대문 사입 생태계에 대한 고려가 빠져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아래 3가지 관점이 추가되어야 한다.
경쟁은 상수다. 그래서 해자가 있어야 한다.
커머스 플랫폼은 낮은 진입장벽 때문에 무한 경쟁이 이루어지는 게임이다. 이는 기업의 수익성을 악화시키며, 생존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뚜렷한 해자가 있어야 승리할 수 있다.
상품 수보다 경쟁력 있는 상품 수가 중요하다.
제프 베조스는 상품 선택권(Selection)을 커머스의 본질로 꼽는다. 여기서 Selection은 고객이 사고 싶은 경쟁력 있는 상품수가 많음을 의미한다. 국내 시장에 경우 동대문 사입에 의존적이라, 셀러가 달라도 같은 상품인 경우가 많다. 이런 상황 속에서 절대적인 상품 수를 늘리는 것보다 경쟁력 있는 상품 수를 늘리는 것이 중요하다.
성장세를 유지하며 돈을 벌어야 한다.
이커머스 플랫폼은 돈을 벌지 못한 채 도산하는 경우가 많은 만큼, 기업의 본질은 가치(자본) 창출이라는 사실이 간과되어서는 안 된다.
새롭게 정의된 이커머스의 본질을 바탕으로 동사의 미래를 분석해 보자.
key opportunities
체인 플랫폼
동사의 넥스트 플랜은 20년부터 4년간 한결같이 체인 플랫폼이었다. 체인 플랫폼은 셀러와 생산공장을 직접 연결하는 비즈니스 모델이다. 기존에 에이블리 파트너스가 도매와 소매만을 다뤘다면, 체인 플랫폼은 제조—도매—소매를 연결해 패션 벨류체인 전반을 커버하는 모델이다.
이는 셀러들이 각자의 PB 상품을 제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든다는 것에서 의의가 있다. 체인 플랫폼이 활성화되면, 셀러들은 그동안 진입 장벽이 높았던 제작 / 생산 과정에 직접 참여할 수 있게 된다. 동사가 확보한 5만 명의 셀러들이 각자의 개성을 담은 5만 개의 PB 상품을 만들 수 있는 인프라가 구축되는 것이다.
핵심은 1) 디지털 생산망 구축 2) 플랫폼 데이터 활용 3) 셀러 육성을 통해 체인 플랫폼에서 탄생하는 PB 상품의 수와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다.
성공한다면, 동사 플랫폼은 Selection(상품 다양성) 측면에서 압도적 우위를 가져갈 수 있다. 현재 경쟁업체들의 브랜드 입점 수는 23년 기준, W컨셉 8,000개, 무신사 7,000개, 지그재그 3,300개 수준이다. 체인 플랫폼 성공 시 동사는 5만 개의 브랜드까지 입점시킬 수 있다. 즉, ‘살 게 많다’라는 커머스 업의 본질을 충족시킬 수 있다.
동대문 의류 상품에 대한 의존도 해결도 체인 플랫폼에 달려있다.
정확한 계산은 어렵지만, 현재 동사가 에이블리 파트너스를 통해 남기는 공헌 이익은 크지 않아 보인다. 동대문 제조 기반이기에, 마진 폭이 30% 안팎으로 적다. 이의 셀러에게 10%를 떼어주고, 원가, 물류비, 포장비, CS 비를 지불하며, 재고 리스크까지 지는 현재 모델은 수익성 측면에서 아쉽다.
동사가 제조까지 연결해 PB 상품을 만들게 해준다면 상황이 달라진다. PB 상품은 셀러의 브랜드 가치를 활용해 더 큰 이윤을 남길 수 있으며, 동대문 도매 마진 역시 제거된다.
이로써 동사는 더 높은 영업이익률을 달성할 수 있다. 상품 자체의 GPM이 올라가고, 제조라는 중요한 역량을 대행했기 때문에 높은 수수료를 받을 명분도 생긴다.
해자 역시 구축할 수 있다. 상품의 핵심 역량까지 동사가 대행함에 따라, 전환 비용 해자가 창출된다. 따라서 체인 플랫폼은 1) 재무적 성과 2) 고객 경험 3) 장기적 성장을 모두 달성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이다.
크리에이터 생태계 구축
체인 플랫폼은 누구나 PB 상품을 만들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하는 전략이었으나, 인프라만으로 “5만 셀러의 5만 PB 상품”을 만들 수 없다. PB 상품을 만들 셀러를 지속적으로 유입시키고, 이들이 경쟁력 있는 PB 상품을 만들 수 있게 지원해 주는 것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크리에이터 생태계 구축은 이러한 ‘셀러 육성’의 관점에서 중요한 전략이 될 수 있다.
사실, 셀러 육성 전략은 새로운 것이 아니다. 무신사의 무신사 파트너스, W컨셉의 브랜드 지원 프로그램, 지그재그의 루키 브랜드 지원 프로젝트 등 경쟁사도 신규 디자이너를 발굴하고 브랜드를 인큐베이팅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동사의 셀러 육성 전략은 이들과 달라야 한다. 경쟁사가 디자이너에 초점을 맞춘다면, 동사는 크리에이터에 집중해야 한다. 무신사나 W컨셉이 전문 디자이너를 셀러로 육성한다면, 동사는 SNS에 패션 컨텐츠를 창작해 업로드하는 이들을 셀러로 육성한다고 볼 수 있겠다. 왜? 동사는 크리에이터와의 협업에 특장점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에이블리 파트너스에서 기인하는 쉬운 창업 난이도
8,500명의 파트너스 셀러(크리에이터) 보유 중
과거부터 크리에이터 생태계를 핵심 역량으로 삼고 도전해 온 이력
태생부터 지금까지 한결같은 비전: 누구나 창업할 수 있는 크리에이터 생태계
에이블리 쇼룸, 체인 플랫폼 등 크리에이터 창업 지원 서비스 개발 중
신규 셀러가 상품을 팔기 유리한 디스커버리 인터페이스
롱테일 법칙 (1위 판매자의 거래액이 전체 월간 거래액의 3%)
따라서 위 재료들을 잘 조합해 크리에이터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 크리에이터의 가장 큰 니즈인 “팔로워의 수익화”라는 맥락을 동사가 점유하고, 에이블리 파트너스 / 체인 플랫폼의 진입장벽을 낮춘다면 성공할 수 있다.
손쉽게 팔로워를 수익화할 수 있게 제휴 마케팅을 도입하고 확장해야 한다.
쿠팡 파트너스의 우수 사례 참고
셀러가 될 수 있게 에이블리 파트너스의 접근성을 강화해야 한다.
에이블리 쇼룸 (촬영), AI 생성 상세 페이지, 에이블리뷰어 (리뷰)를 통해 창업 지원
광고를 얻기 위해 유입된 크리에이터와 셀러가 되어 광고 모델을 찾고 있는 크리에이터를 연결해 플랫폼을 구축해야 한다.
궁극적으로 상상할 수 있는 미래는, 동사가 국내 패션 크리에이터의 등용문이 되는 것이다. 패션 크리에이터들이 제휴 마케팅 / 협찬 기회를 얻으러 생태계에 유입되고, 결국 자신의 브랜드를 만드는 그림이 그려진다.
이를 이루면, 동사 생태계는 패션 크리에이터에게 대체 불가능해질 것이다. 단순히 여성 패션 1위를 넘어, 패션과 크리에이터 이코노미 두 시장의 지배자를 꿈꿀 수 있다.
알고리즘 고도화와 디스커버리 커머스
개인화를 통해 공급과 수요를 연결하는 알고리즘은 동사의 핵심 역량이자 앞으로도 집중해야 할 목표이다. 현재 동사가 주목하고 있는 부분은 콜드 스타트 문제와 카테고리 간 추천이다. 즉, 알고리즘이 작동하기에 데이터가 부족한 신규 사용자의 온보딩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진행할 수 있을지와, 카테고리 간 추천을 정교화하는 방안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알고리즘을 고도화하기 위해서는 앞단에서 공격적인 고객 획득과 중독적인 인터페이스를 통한 사용자 데이터의 축적과, 뒷단에서 효과적 데이터 수집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
앞단의 전략부터 고려하면, 중독적인 인터페이스를 만들기 위해 컨텐츠, 커뮤니티, 게이미피케이션 전략을 실행할 수 있다. 모두 앱 사용 시간을 늘리고, 상호작용 데이터를 모으는 것을 목표로 한다.
컨텐츠와 커뮤니티는 이미 실행하고 있다. 동사는 23년부터 스타일 커머스에서 나아가 스타일 포털이 되고자 한다고 말해왔다. 실시간 인기 검색어, 오늘의 운세, 오퍼월을 도입해 관심을 끌었고, “요즘 코디”, “골라줘”, “패션 트렌드” 등 컨텐츠와 커뮤니티를 도입하며 사용 시간을 높이고 있다.
게이미피케이션 역시 시도해 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핀둬둬, 쉐인이 성과로 증명했고, 국내에서는 올웨이즈를 필두로 컬리, 오늘의집이 검증하고 있듯 게이미피케이션은 커머스 업계에서 DAU와 앱 사용 시간을 높이고, 전환율을 높이는데 좋은 전략일 수 있다.
물론, 이 전략이 누구에게나 효과적인 것은 아니다. 올웨이즈는 올팜이라는 보상형 게임을 통해 유의미한 성과를 이루어냈지만, 후발주자인 컬리, 오늘의집 등의 성과는 그리 좋지 못하다.
하지만 동사는 누구보다 게이미피케이션으로 큰 효과를 볼 것이다. 쉐인의 사례처럼 게임을 통해 고객의 실시간 수요 데이터를 분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나만의 쇼핑몰 운영하기” 게임을 도입하면, 어떤 스타일의 옷을 배치하는지로 패션 스타일 데이터를 얻을 수 있다. 이 데이터는 셀러에게도 제공해 생산 계획 세울 수 있고, 알고리즘을 고도화해 전환율 역시 높일 수 있다.
실현 가능성도 높다. 우선, 고객들이 이미 제품 탐색을 빈번하게, 또 재밌게 진행하고 있어 게임 도입에 거부감이 덜하다. 동사의 주 고객층이 트랜드에 민감한 1020이라는 것도 장점이다. 개인의 취향을 탐색하고, 드러내는 컨텐츠는 MBTI부터 이상형 월드컵까지 이미 1020 고객들에게 사랑받고있다. 자연스럽게 앱 내 미니게임을 도입하고 커뮤니티를 연동하여, 아이쇼핑과 그에 알맞는 알고리즘을 제공한다면 끊임없는 수요를 창출해 낼 수 있을 것이다.
위 시도가 성공적으로 이루어진다면, 동사는 전 카테고리를 아우르는 데이터와 자체 알고리즘을 해자로 확보할 수 있다.
C2M like shein
다시 업의 본질로 돌아와 보자. 체인 플랫폼을 통한 PB 상품 확대는 다양성 측면에서 상품의 다양성을 높여준다. 남은 과제는 에이블리 파트너스 셀러들이 판매하는 상품의 경쟁력 확보이다.
이때 C2M 모델이 큰 기회가 될 수 있다. C2M은 생산자가 만든 제품이 곧바로 고객에게 전달되는 유통 방식을 말한다. 플랫폼이 보유한 고객 수요 데이터를 생산자에게 전달해 생산 계획 및 상품 기획을 도와주고, 중간 마진이 제거된 저렴한 가격을 소비자에게 제공한다.
구체적인 적용 방식은 쉐인의 사례를 참고할 수 있겠다. 쉐인은 광저우 제조 네트워크와 실시간 수요 데이터를 활용해 패션 버티컬에서 C2M 모델을 성공적으로 구축했다. 이를 단계적으로 나타내면 다음과 같다.
광저우 제조 네트워크 구축
제조업체들에 ERP를9 필수적 + 독점적으로 도입
축적되는 소비자 수요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제조 네트워크에 전달
구글 트랜드 파인더, 경쟁사 사이트, 크롤러를 활용해 잘 팔릴 상품 및 디자인 데이터 추출10
제조 네트워크와 ERP의 생산성을 바탕으로 저렴하고 빠르게 상품을 제작 (리드 타임: 3~5일)
제품이 앱에 등록되고, 앱 내 추천 알고리즘으로 판매가 이뤄지며 수요 데이터 축적. 이 데이터를 바탕으로 실시간으로 생산량을 조정
예측되었던 수요를 한 번에 흡수해 비교적 빠르게 판매
쉐인은 C2M을 통해 1) 압도적인 생산량, 2) 실시간 데이터 기반 생산계획이라는 해자를 구축하는 데 성공한다. 하루에 18,349 SKU11를 생산하고, 아시아 / 중동 / 유럽 / 북미 국가를 가리지 않고 생산 계획을 수행할 수 있는 시스템은 쉽게 따라 할 수 없는 경쟁력이다.
동사는 이러한 C2M을 쉐인 못지않게 잘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 C2M의 필수요소 3가지는 다음과 같다:
빠른 생산 속도를 가진 제조 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는지
생산자의 공급을 효과적으로 팔아줄 수 있는지
생산 최적화에 활용할 실시간 / 응집된 수요 데이터를 가졌는지
동사는 동대문이라는 의류 생산 클러스터, 700만 MAU와 하루 평균 앱 실행 횟수 4.3회 이상 클릭하는 고객들, 12억 개의 상품 선호 데이터, 5,000만 건의 리뷰까지 최적의 조건을 쥐고 있다. 체인 플랫폼을 준비하며 공장과의 연결을 시도해 본 점, 동대문에서 자체 풀필먼트를 운영하고 WMS를 고도화한 점에서 조직의 역량 또한 충분하다고 할 수 있다.
성공한다면 얻는 결실도 크다. 같은 동대문 의류를 팔아 판촉 경쟁 외 뚜렷한 경쟁력을 갖기 어려운 시장에서 도매 마진을 제거한 저렴한 가격을 경쟁 우위로 확보할 수 있다. 진입 장벽 역시 구축할 수 있다. 동대문 제조 네트워크를 자사 ERP 기반으로 구축하는 것은 전환 비용 해자를 만든다.
이는 더 많은 파트너스 셀러 수 → 더 많은 셀러스 / 체인 플랫폼 / 브랜드 입점 → 더 많은 경쟁력 있는 상품 수 → 더 많은 고객 → 더 많은 데이터 → 더 좋은 C2M 상품으로 이어져 긍정 플라이휠로 작동할 수 있다.
key risks
동대문 사입의 구조적 한계
동사는 동대문 사입 의류를 주요 상품으로 판매하고 있다. 그리고 이는 수익성 관점에서 동사의 가장 근본적인 문제이다.
동대문 의존으로 다양성 확보 불가
지그재그, 브랜디 등 경쟁사의 동대문 사입 제품과 동사의 제품은 같은 곳에서 제작하였기에, 서로 비슷할 수밖에 없다. 동사는 동대문을 기반으로 에이블리 파트너스와 0% 수수료를 통해 업계 최다 셀러 수를 달성했는데, 위와 같은 이유로 이것이 “다양한 상품” 기반의 경쟁력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낮은 진입장벽으로 인한 출혈 경쟁
동사가 선택한 경쟁의 키는 저렴한 가격.12 이는 출혈 경쟁으로 이어지며 수익성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 지난해 경쟁사 대비 2배에 가까운 광고 선전비를 지출했고, 광고선전비와 판촉비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현재 동사의 현금 흐름이 그렇게 안전하지 못하다13는 것도 위험 요소이다. 손익 강화를 위해 수수료를 올리고, 광고 선전비를 줄이는 것이 불가피한데, 이때 소비자가 인식하는 동사의 경쟁우위인 저렴한 가격이 무너질 수 있기 때문이다.
출혈 경쟁에서 뒤처질 수 있는 것도 문제이다. 지금처럼 시장 상황이 좋지 못할 때는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기반으로 투자를 받거나, 자본력 강한 모회사가 있는 경쟁사가 유리하다. 따라서, 올해 손익 개선을 통해 달성한 긍정적인 지표를 통해 추가 투자를 받거나, 에이블리 파트너스의 손익을 개선하는 등의 방안이 필요해 보인다. 장기에서는 앞서 언급한 방식(e.g. 알고리즘 고도화, 규모의 경제로 비용 인하 등)으로 경쟁 우위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겠다.
적은 마진폭으로 인한 손익 악화
앞서 설명한 것처럼, 동대문 사입 및 파트너스는 적은 마진폭 때문에 동사의 이익 창출에 큰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광고비를 줄이거나 수수료를 높이는 방법은 플랫폼 경쟁력을 떨어뜨릴 위험이 있다.
근본적인 해결책은 동대문 도매 제품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Key opportunities에서 언급한 셀러 PB 상품이나 C2M 모델로 동대문 도매 제품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어야 한다.
수익성 개선의 부작용
앞서 살펴봤듯 수익성 개선은 잘하고 있으나, 부작용이 여전히 리스크로 남아있다.
우선 셀러들의 불만이 나오고 있다. 수수료 인상, 지나친 광고 영업에 대해 지적하는 모습이다. 이는 셀러들의 이탈로 이어질 수 있어 위험하다.
상품 가격에 수익 개선 과정의 부작용이 반영된다는 것도 심각한 문제이다. 수수료 인상이 상품 가격에 그대로 반영될 것이고, 판촉비를 줄이면 최저가 형성하기 힘들다. 이는 저렴한 가격이라는 경쟁 우위가 무너질 수 있어 큰 위협이 된다.
어려운 경제 상황 속,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바탕으로 초격차 전략을 취하는 경쟁사도 위험 요소로 볼 수 있다. 수익성 개선에 집중하면, 공격적 성장은 불가능하다. 이때 경쟁사에게 1위 자리를 뺏긴다면, 그것 자체가 큰 리스크이다. 무신사는 2000억의 투자를 받으며 공격적 성장에 베팅하고 있고, 지그재그 또한 올해 대규모 브랜딩 캠페인을 집행하며 성장을 추구하고 있다.
operation risks
해결해야 할 몇 가지 운영상의 이슈도 있다. 팀의 실행 역량에 따라 빠르게 해결될 수 있는 리스크라 생각해 짧게 언급한다.
재고 리스크
파트너스의 주요 가치 제안 중 하나는 동사가 재고 리스크를 온전히 부담하는 것이다. 추천 알고리즘 고도화를 통한 구매 전환율 향상, 더욱 정교한 수요 예측을 통해 이를 관리할 수 있겠다.
품질 검수
오픈서베이 조사에 따르면 동사의 불만족 사항으로 “미흡한 품질 검수”가 뽑혔다. 앱 리뷰를 보아도 무성의하고 난잡한 상세 페이지, 사진과 다른 제품 등 품질 관련된 부정적 리뷰가 많이 보인다. QC 시스템 고도화를 통해 이를 해결해야 한다.
플랫폼에 대한 부정적 인식
동사는 압도적인 10대 점유율을 보유하고 있으며, 셀러 역시 1020 비율이 높다. 그 때문에 에이블리 제품은 저렴하고, 어린 친구들만 입는다는 인식이 존재한다. 고객 및 카테고리 확장을 위해선 이를 탈피하는 것이 중요하겠다.
ending thoughts
기술의 발전은 늘 개인의 영향력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이루어졌다. 생산성의 향상으로 과거에는 큰 기업만이 할 수 있었던 일을 개인도 할 수 있게 되었다. 역사적으로 이런 도구를 만든 회사는 큰 보상을 손에 얻어 왔다 (Apple, Google, Microsoft 등).
동사는 체인 플랫폼과 AI 개인화를 통해 “누구나 창업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들어가고 있다. 그들은 이를 “넥스트 커머스”라고 부른다. 넥스트 서비스 생태계가 앱스토어고, 넥스트 콘텐츠 생태계가 유튜브인 것처럼, 에이블리는 넥스트 커머스 플랫폼이 되고자 한다. 성공한다면 그 끝에 큰 결실이 기다리고 있을 뿐 아니라, 세상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바꿀 수 있을 것이다.
5,000조: 동사의 구성원이 한마음으로 외치는, 그들이 가진 꿈의 크기이다.
K-스타일을 시작으로 전 세계 크고 작은 크리에이터들이 누구나 셀러가 되고 자신만의 브랜드를 운영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든다면,
전 세계 커머스 시장의 공식 자체를 대기업 브랜드 / 기업형 셀러 위주에서 개인 / 크리에이터로 바꿀 수 있다면,
이 꿈의 숫자가 불가능해 보이지 않는다.
기억하자. 이들은 4년 만에 한국인이 가장 많이 사용한 패션 앱을 만든 사람들이다. 2022년 744억의 적자를 기록한 지 1년도 안 돼 흑자를 만든 사람들이다. 업의 본질에 집중해 늘 성과를 달성해온 팀이다.
그들이 꿈꾸는 미래로 향하는 길에 고난도 많겠지만, 늘 그래왔듯 업의 본질을 추구하며 헤쳐 나가기를 기대한다.
Written by Junseon Yun
Edited by Doyeob Kim
Special thanks to Juhyun C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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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의 주문을 만족시키는 전체 프로세스를 의미. 즉, 온라인 유통 산업에서 고객의 주문에 맞춰 물류센터에서 제품을 피킹, 포장하고 배송까지 하는 일련의 프로세스. (출처: LoTIS)
아직 23년 재무제표가 공개되지 않았고, 흑자 달성과 관련된 지표가 공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23년 재무제표가 공개된 후, 광고비를 얼마나 줄였는지가 관건이겠다.
거래액은 22년 연간 GMV, 트래픽은 22년 12월 MAU를 기준으로 산정했다.
재무, 인사 관리, 제조, 공급망, 서비스, 조달 등 비즈니스의 여러 부문에서 자동화와 프로세스를 지원해 운영 효율성을 높이도록 돕는 소프트웨어 시스템 (SAP)
이로 인해, 표절 논란이 있다.
22년 기준 유동부채가 유동자산보다 648억 많음.